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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게 관심 한 톨 없던 아이가 제 쪽으로 고개 돌린 건 그 때였다.

  아, 순간 숨이 막혔다.

  잘게 유리조각처럼 빛나는 금색 눈동자. 세상에 아이 홀로 빛났다. 눈은 마법처럼 저를 사로잡았다. 유일하게 빛나던 그 눈에, 몰래 빠져나온 저를 전전긍긍 찾아 헤맬 아버지도, 황궁의 높고 무서운 분들도 모두 잊은 채.

 

  네 이름은 뭐야?

 

  제 말은 미끼라도 된다는 양, 아이는 제 이름을 물었다.

  아키라는 일순 갈등했다. 그러나 곧 눈을 동그랗게 떴다 웃으며 답했다.

  난 도우야 아키라야.

  이상하지. 저 눈이 대체 뭐길래, 예나 지금이나 나는 너와 눈 마주칠 때마다 홀린 듯 네가 바라는 걸 뭐든 내주게 되는 걸까. 상처받고 싶지 않다 하여, 널 상처 입히는 자들에게서 너를 가렸고, 가장 고귀한 자리에 오르고 싶다 하여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베어가며 너를 황제의 자리 위로 올렸다.

  호의든 적의든, 그 눈이 온전한 감정을 품고 저를 시야에 담을 때면, 감출 수 없는 황홀경에 빠졌다. 제 인생을 모두 바쳐도 아깝지 않으리란, 이상한 다짐만이 마음속을 뭉게뭉게 채워왔다.

 

  너는?

 

어린 마음 그대로, 아키라는 되물었다.

아이는 입술을 달싹였다. 답해도 될지 모르겠단, 난해한 표정이 일순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나 곧 터져 나오는 네 이름.

 

히카루.

 

빛의 이름을 가진 아이는, 그 자체로 빛인지라. 제 눈은 멀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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