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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가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폰 화면을 쳐다보았다. 벌써 30분째. 수영은 기다림에 지쳐 짜증이라도 내고 싶었다. 그러나 평소보다 더 진지한 영하의 모습에 작은 불만도 꺼낼 수 없었다. 딱 5분만 더 기다려보자. 수영은 손목시계를 쳐다보며 시간을 재고 있었다. 막 3분이 지났을 무렵, 드디어 영하의 입이 열렸다.

 

“좋아, A로 하자.”

“늘 똑같은 걸로?”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지만 수영은 그다지 놀라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무덤덤하게 휴대폰을 들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영하가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전화기 너머에서 소리가 들렸다.

 

[네, A치킨입니다.]

“마늘간장 두 마리 배달해주세요. 계산은 현금으로 할게요.”

[감사합니다.]

 

짧은 통화. 영하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콧노래까지 부르는 영하의 모습에 수영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작 마늘간장치킨이라는 말을 뱉기 위해 30분이나 기다렸다니.

 

“기껏 고민했으면 다른 것 좀 시켜봐. 맨날 마늘간장이야.”

“맛있잖아.”

“안 지겹냐.”

“전혀. 맛있어. 짜릿해.”

“하다못해 브랜드라도 바꾸던가.”

“불만 있으면 네 돈으로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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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셋이서 만날 것 같지는 않지만

제가 보고 싶기 때문에 만나게 해봤습니다.

​오곡 @hangt1230
*영하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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