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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카루! 이렇게까지 깊숙히 들어왔다 길 잃으면 어쩌려고 그래. 얼른 나가자."

"아카리, 너도 쫑알거리지 말고 같이 찾아봐."

 

 

학교 도서관 깊숙한 곳, 두 사람의 목소리가 빼곡히 들어찬 책들 사이사이를 비집고 나가다 금세 길을 잃곤 웅웅 메아리쳤다. 13살짜리 꼬마인 히카루는 수백 년은 족히 묵은 책들이 꽂힌 책장들 사이사이를 뽀르르 헤집고 다니며 눈에 들어오는 책들의 제목들을 훑고 다녔다. 아마 학교 도서관이라면, 그것도 이렇게 사람들이 별로 안 다니는 곳이라면 분명 뭐라도 있을 거야.

 

책과는 거리가 먼 히카루가 굳이 도서관 깊숙한 곳까지 찾아와 축적된 세월의 지혜에 파묻히기를 자처한 까닭은 그제 본 역사 시험의 성적이 너무 훌륭한 나머지 히카루의 어머니가 용돈을 끊었기 때문이다. 용돈이 끊겨 당장 코앞의 군것질도 할 여유가 없는 소년에게 무척이나 솔깃한 이야기가 복도에서부터 폴폴 풍겨온 건 우연이었다.

 

-수 백년이 넘은 책들을 품고 있는 학교 도서관이라면 깊숙한 곳에 돌을 금으로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마법의 책이 있을 지도 모르지.

 

복도를 지나가던 녀석들이 키득거리며 흘린 이야기였지만 한 푼이 급한 히카루에겐 두 눈이 번쩍 뜨일 만한 이야기였다.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마법학교, 기원. 수백 년, 수천 년 전부터 수많은 마법사들을 키워내고 가르친 이 곳의 도서관엔 확실히 없을 게 없어보였다. 그랬기에 히카루는 두 눈을 반짝이며 역사공부를 하는 것보다 도서관 깊숙한 곳을 뒤지는 걸 택했다. 그런 히카루가 걱정되기도 하고 도서관의 깊숙한 곳이 궁금했던 아카리는 한숨을 퍽 내쉬며 제 키보다 훨씬 큰 책장을 올려다보았다. 뭘 찾을 수 있긴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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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월 @_Danw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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